자녀가 학교폭력으로 신고되어 가해자가 되면 당혹스럽습니다.
우선 자녀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이 들고, 학교폭력 전담교사에게 전화가 오면 마음이 덜컥 내려앉죠.
하지만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자라고 부모까지 자녀에게 비난을 퍼부어서는 부모 자녀 간의 애착 관계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자녀가 더 엇나갈 가능성이 생기는 거죠.
그러면 부모로서, 또 성인으로서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죠.
'걔도 뭐 잘못한 것이 있겠지.'라고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부모가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자녀 앞으로 나서는 것은 당장의 학교폭력 처벌을 감할 수 있겠으나 자녀의 미래를 생각하면 가장 잘못된 행동일 것입니다.
그러면 학폭 중재는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요. 순서대로 소개드리겠습니다.
1. 자녀에게 학교폭력의 문제점을 이해시키기
학교폭력 가해 학생도 본인이 행동이 엄청난 잘못한 것을 알면서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분명 억울한 부분들이 있죠. 특히, 친구 관계에서 갑자기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어 버리면 그런 감정들이 엄청나게 증폭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대화를 나눠보면 아래 두 가지 경우가 가장 많죠.
"쟤도 나한테 장난 많이 쳤는데." 혹은 "그냥 호기심과 장난이었어."라고 말하죠.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충분히 수용해 주시되, 잘못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도 가르쳐야 합니다.
"평소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고, 친구도 너한테 장난을 많이 쳤는데 학교폭력으로 신고당하니 억울하고 속상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친구를 때리거나 더 심하게 장난을 쳐도 되는 것은 아니야."
정확하게 본인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2. 사과를 위한 준비
본인의 억울함과 속상함 보다 잘못한 행동에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다음은 피해 학생에 대한 사과를 준비시킵니다.
어떤 식으로 사과를 할 것인지 물어보고, 부모로서 현실적인 방법을 조언해 주세요.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면 보통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분리조치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그러면 사과할 수 있는 방법은 편지가 거의 유일하죠. 사과편지를 직접 전달할 수 없으니, 학교폭력 전담교사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세요.
가장 주의할 점은 사과편지 내용에 '본인 잘못에 대한 인정, 피해 학생이 어떤 감정일지에 대해서 이해한 내용, 앞으로 어떻게 지냈으면 좋겠는지' 세 가지 내용 외에는 가급적 적지 말라는 겁니다.
'내가 잘못한 것 같아, 하지만 네가 먼저 시비를 걸어서 그랬어.'와 같은 사과 편지는 적지 않는 것만 못하죠. 오히려 피해학생의 화만 돋울 뿐입니다.
그리고 사과 편지는 반드시 사진을 찍어 보관하세요. 혹시 나중에 학교폭력 심의위원회까지 가게 된다면 증거 자료로 필요합니다.(피해학생에게 사과하고자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고,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의 증거)
3. 화해 중재 신청
경기도교육청 기준으로 화해 중재 위원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단, 피해학생이 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과편지를 쓰라는 것이 바로 이 단계까지 가기 위한 포석입니다. 피해학생의 힘든 마음을 어느 정도 달래 주어야만, 화재 중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겠죠.
그리고 아직 미숙한 학생들은 부모의 의견에 동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폭력 전담교사에게 피해학생 부모님 연락처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여 사과 문자를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죠.
사안이 중대하지 않다면 보통 '학생의 사과편지, 부모의 사과 문자' 이렇게 두 가지를 받은 피해학생과 학부모는 어느정도 감정이 누그러들 것입니다.
그러면 화해 중재를 통해서 사안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전담교사,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에게 화해 중재를 희망한다는 명확한 의사를 전달하세요.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학교폭력 심의위원회까지 가지 않으면 생활기록부에 기록도 남지 않습니다.
위 세 단계를 통해 학폭 중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학교폭력 가해학생 부모님께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바로 내 자녀의 잘못된 행동에서 회피하지 말라는 겁니다.
'우리 아이가 그럴 리가 없다. 상대방에게도 책임이 있을 것이다. 내가 봐 온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다.'와 같은 생각은 사안의 본질을 흐립니다.
그런 것에 집착하다 보면 아이들의 싸움이 부모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되는 것이죠.
아이가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입니다. 이제부터 잘 행동할 수 있게 지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부모가 더 마음을 굳게 먹어야겠죠.
집과 학교에서 내 아이는, 분명히 다른 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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