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들은 옛날과 조금 다릅니다. 영악해서 어떻게 해야 법을 이용할 수 있는지 다 알죠. 게다가 오픈되어 있는 정보도 많아서 인터넷으로 '학교폭력 처벌을 받지 않는 방법' 같은 걸 검색해서 보기도 합니다.
최근에 본 사례도 이와 비슷했는데요.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에게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주장한 겁니다. 불과 이틀 전에 있던 일인데도 말이에요.
그런데 그 학생이 처벌을 받았을까요? 아니요. 놀랍게도 학교폭력심의위원회까지 가서 '조치없음'을 받았습니다.
'조치없음'은 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으로 기록조차 되지 않아요. 사실상 무혐의나 마찬가지 결과가 나온 겁니다.
피해학생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펄쩍 뛸 노릇이죠. 그러면 어떻게 처벌받게 할 수 있을지 한 번 알아보죠.
1. 목격자의 진술을 받는다.
만약 폭력의 장소가 학교라면 어떤 식으로든 학생들이 주변에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선 가해학생이 발뺌을 한다면 즉시 주변 목격자들부터 수소문해야 합니다.
가해 행위 당시 목격한 학생들을 찾아 학교폭력 전담교사에게 데려가야 하거든요.
주변에 누가 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 우선 시간표부터 확인하세요. 가령 학교 운동장에서 있었던 일이라면, 당시 체육시간이었던 반들을 전부 확인해 보세요. 같은 학년이 아니어도 됩니다.
학교폭력 전담교사에게 가서 당시 0반과 0 반도 같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혹시 목격자가 있을지 모르니 확인 부탁드린다고 하면 됩니다.
2. CCTV를 확인하고 싶다고 요청한다.
학교폭력 전담교사는 정확한 학교폭력이 발생한 정확한 장소를 모를 수 있습니다. 시간과 장소를 정확히 알려주고, 주변에 CCTV가 있는지 확인 요청하세요.
학교폭력 문제로 DNA 감식이나 과학수사를 동원할 수는 없기에, CCTV가 가장 강력한 물증이 됩니다.
실제로 상대 학생이 먼저 폭력 행위를 하여 자신들도 방어한 것이라고 주장했던 가해 학생들이 CCTV 증거로 인해 처벌받은 사례를 보기도 했습니다.
3. 의사의 진단서 및 소견서
학교폭력 심의위원회로 가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물리적인 상처가 있다면 사진으로 남겨놓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즉시 병원에 찾아가 진단 및 소견서를 발급받으세요.
이를 학교에 제출하면 교내에서 실시하는 학교폭력 전담기구 회의에서 무조건 학교폭력 심의위원회에 보내게 됩니다.
4. 사진 캡처
사이버폭력이라면 가장 중요한 증거는 SNS 메시지를 캡처하는 것입니다.
혹시 익명으로 저격글을 올리거나, 페이스북 ask와 같은 익명 질문을 통해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하면 6개월 내로 찾아줍니다.
페이스북 메신저는 상대방이 나가버리면 대화를 저장할 타이밍을 놓칠 수 있습니다.
발견 즉시 캡처하여 보관하고 학교폭력 증거물로 제출하기 바랍니다.
5. 대화 녹음
가해 학생이 특정 장소로 부르거나 하면 즉시 녹음해야 합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녹음하는지 꼼꼼하게 확인한 후 폭력을 저지르는 가해학생들도 늘고 있어요.
그래서 스마트워치를 많이 이용합니다.
주의할 점은 타인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면 불법이에요. 어떤 식으로든 대화 당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증거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친구에게 녹음을 부탁하거나 하는 순간, 역으로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위 5가지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하면 아무리 가해학생들이 발뺌하더라도 처벌받게 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은 절대 해서도 안되지만 당하고만 있어도 안 됩니다.
참고 있으면 가해학생들은 '별 반응이 없길래 장난인 줄 알았다'는 식으로 진술하거든요.
또, 학교폭력 전담교사가 모든 것을 조사해 줄 것이라고 안심하고 있으면 안됩니다. 학교폭력 전담교사는 경찰이 아닙니다. 가해학생을 취조할 수도, 가두어 두거나 폭력을 쓸 수도, 유도심문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증거수집하여 신고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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