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신고 아직도 망설이고 있나요?

 지난 5월 11일 충남에 살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학교폭력 피해 때문에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가 이 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는 학생이 남긴 유서에 있는 몇 가지 문구가 제 눈에 띄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학교폭력 신고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 오해가 조금이나마 해소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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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교폭력으로 신고해도 별다른 조치를 받지 않을 것이다.

 위에 썼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 또한 다음과 같은 유서를 남겼습니다.
 '내가 신고한들 뭐가 달라질까. 들어보니 1호~3호는 생기부에 기재조차 되지 않는다고 한다. 도대체 내가 어떻게 복수해야 할까.'
 학교폭력 조치 1~3호는 대체 뭐길래 학생이 생활기록부에 기재조차 되지 않는다고 했던 걸까요? 

학교폭력 조치 1호 :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학교폭력 조치 2호 : 피해학생 및 신고, 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금지  학교폭력 조치 3호 : 학교에서의 봉사

  확실히 심각한 조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별 조치가 아닌 듯 보입니다. 그냥 사과편지를 쓰거나 학교에서 피해학생을 피해다니고, 며칠간 학교 청소만 하면 되는 간단한 조치처럼 보입니다. 아마 안타까운 선택을 한 충남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도 이러한 부분 때문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조치가 아무리 가벼운 것이라고 하더라도, 학교폭력 조치는 모두 생활기록부에 기재됩니다. 학교폭력 조치를 통해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면 대입에 심각한 영향을 줍니다. 특히, 수시를 계획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치명적입니다. 
 

2.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면 일이 커진다.

 학교폭력으로 고민이 있는 학생들을 상담하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 였습니다.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면 꼭 일이 커질까요? 아닙니다. 학교폭력 신고를 한다고 반드시 교육청에서 주체하는 학교폭력심의위원회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교내 학교폭력 전담기구에서 회의를 하는데요. 이 회의가 열리기 전 가해학생으로 부터 사과를 받거나 재발 방지에 대한 서약을 받아 합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합의라는 표현이 좀 그렇지만, 이렇게 합의가 된 사안은 '학교장 자체해결'로 처리됩니다.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이 없이 일이 마무리 되는 것입니다. 일단 신고를 하면 가해학생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을뿐더러 오히려 사안을 해결하기 쉬운 상황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3. 담임교사에게 신고하는 것이 좋다.

 제가 처음에 소개했던 사안의 유서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써 있기도 했습니다.
 ' 담임선생님과 상담하는 중 학교폭력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지만 선생님이 나를 다시 부르지는 않았다. 오히려 가족들에게 전화해 신고하지 못하게 겁을 준 것 같다.'
 참 안타깝습니다. 물론 모든 담임선생님들이 위와 같이 학생의 고민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수많은 사건, 사고가 있기에 담임교사의 자의적 판단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사안이 심각한 경우에 담임교사가 즉시 생활안전부에 연락하여 학교폭력으로 접수하여 조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담임교사가 생각하기에 큰일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학교폭력 담당교사에게 전달조차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고는 학교폭력 담당교사에게 직접 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학교폭력 담당교사는 피해학생이 신고하는 경우 24시간 이내 교감, 교장에게 보고하고 48시간 내에 교육청에 보고하도록 법제화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안의 경중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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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밖에도 학교폭력 신고에 대한 수많은 오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습니다.
 '학교생활이 괴롭다면 무조건 신고하세요.'
 신고해야 달라지고, 신고해야 바뀝니다. 고민이 있다면 바로 학교폭력 담당 교사에게 가서 학생확인서를 작성하고 학교폭력 접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란 거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강한 사람입니다. 어떤 사안인지 모르지만, 비공개 댓글로 달아주시면 제가 상담을 해 드리겠습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이만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