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사이버폭력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이라고 하면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언어폭력이나 신체폭력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제가 경험한 바로는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오는 내용 중 80% 정도가 사이버폭력이었습니다. 가해학생들이 폭력의 무대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간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피해학생들도 잘 티가 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는 스마트폰을 걷기 때문에 폭력을 당하지 않아 담임교사나 주변 친구들이 눈치채기 어렵고, 물리적인 피해가 아니기에 부모님도 외적으로도 알기 어렵거든요. 하지만 사이버폭력은 매우 일상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만일 내 자녀가 사이버폭력의 피해를 당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이 대처하세요.
1. 객관적인 증거를 꼼꼼하게 저장하세요.
오픈채팅방이나 인스타 DM, 페이스북 메신저의 경우는 화면을 반드시 캡처해야 합니다. 학교폭력 신고가 시작되면 가해학생 측에서 증거를 없앨 수 있거든요. 최근에는 카카오톡 보낸 메시지 삭제 기능이 생겨서 반드시 신고 전 미리 저장해야 합니다. 페이스북 메신저 같은 경우 채팅방에 올려진 음성 파일, 사진 등이 저장되지 않습니다. 메신저에서 상대가 나가버리면 증거 수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꼭 저장하세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음성 녹음을 위해서 화면녹화 기능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아래 사진 우측 하단에 보면 화면 녹화 기능 있습니다.) 요즘 가장 많은 사이버폭력 중 하나가 저격글과 익명질문인데요. 게시일과 인터넷 주소, 접속한 IP 등의 정보라도 꼭 기록해 놓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하면 가해자를 찾아주기도 합니다. 전화통화는 녹음합니다. 아이폰의 경우 녹음기나 부모님의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통화 내용을 녹음합니다. 참고로 내가 한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단, 다른 사람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반드시 주의하세요.
2. 가해자에게 반격하지 마세요.
사이버폭력 가해자의 말에 반박하기 위해서 욕설이나 폭언을 사용한다면 이 또한 사이버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가해자가 더 심각한 잘못을 한 것은 맞지만 쌍방폭력으로 역 신고 당하는 사례들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사안 중에는 약 3개월 간 메신저를 통해서 괴롭힘을 당했던 학생이 나중에 참지 못하고 가해학생에 대한 욕설을 2회 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학교폭력심의위원회 결과 가해학생은 더 큰 벌인 출석 정지의 처벌을 받았고, 피해 학생은 상대 학생에게 사과편지를 쓰는 처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피해학생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하죠. 3개월간 딱 2번의 욕설을 했을 뿐인데 가해학생에게 사과편지를 써야 한다니요.
3. 모르는 사람의 메시지, 채팅에는 답변하지 마세요.
평소 나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인터넷상에서 사이버폭력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신상정보가 유출되거나, 누군가 악의적으로 신상을 퍼트린 경우 이런 일을 겪게 됩니다. 이럴 때는 절대로 답변하지 말고 그냥 무시하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학생의 유출된 신상 정보를 막는 겁니다.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면 보통 유포자를 3개월 이내에 찾아주고 신상 정보 유출 게시물을 삭제해 줍니다. 바로 신고하세요.
4. 가까운 친구에게 사이버폭력을 당했다면, 싫다고 정확하게 말하세요.
오히려 가까운 친구에게서 사이버폭력을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오프라인에서 만났다면 상대의 표정이나 뉘앙스를 통해서 가해학생이 본인의 잘못이나 실수를 인지할 수 있지만, 채팅을 하는 도중이면 계속 장난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특히, 이모티콘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줄임말을 사용하면 안됩니다. 상대 학생도 혼란스러울 수 있어요. 즉시 정확하게 거절의사를 밝히는 것이 친구를 잃지 않는 방법입니다. 시간이 지난 후에 '사실 지난번 네 메시지는 사이버폭력이고, 나는 너무 힘들어서 신고했어.'라고 말한다면 바로 관계가 끝납니다.
5. 사이버폭력도 학교폭력, 반드시 신고하세요.
'인터넷상에서 많이 쓰는 표현이다. 유튜버의 유행어를 따라 한 것이다.' 보통 가해자들이 많이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사이버폭력도 학교폭력입니다. 가해학생의 말에 상처를 받고, 학교생활이 힘들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고하세요. 제가 누차 강조하지만 학교폭력 담당선생님에게 신고하세요. 117로 신고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117이나 학교전담경찰관에게 신고해도 다시 학교 학교폭력 담당선생님에게 연결시켜 줍니다. 피해학생 입장에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인데 여러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고통스럽겠죠. 따라서 학교폭력 담당에게 신고하는 것이 가장 깔끔합니다.
전화가 힘들고 급한 상황이라면 #0117로 문자 상담을 신청하세요. 또 인터넷에서 '안전드림 117 센터'를 검색하세요.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사이버폭력을 가볍게 생각해서 방치한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될 수 있습니다. 가령 친구의 망가진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렸다면 이 사진 하나가 다른 커뮤니티로 확산되면서 2차적 피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친한 친구라도, 가벼운 장난처럼 느껴지더라도 반드시 신고하거나 명확하게 하지 말 것을 이야기하세요. 특히, 성 관련 사안은 학생들이 부모님에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사이버폭력의 징후가 보인다면 부모님들께서는 반드시 빠르게 확인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대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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